해외에 있다가 한국에 오면 첫 이틀 내에 무조건 가는 곳이 서래마을이다. 내가 다니는 치과와 나를 잘 아는 미용사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미리 예약해둔 치과에 들러 검사를 한 뒤 스케일링을 받고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정리했다. 보통 이렇게 두 곳을 하루에 몰아서 방문하고 서래마을에서 점심을 먹는다.
메뉴도 늘 가는 곳 중에 골라가게 되는데 서래마을 길에 있는 이자카야 응에서 먹거나 이 곳 통에 간다. 이광호 등심의 갈비탕을 먹은 적도 있다. 이자카야 응의 점심 메뉴는 캇츠류와 나가사키 짬뽕이 있는데 맛있다. 사보텐보다 맛있음!
컨셉이 이름따라 뭐든지 통으로 주는 것이라 숯도 마늘도 고기도 모조리 통채로 준다. 항정살이 손가락 크기로 썰리지 않은 채 통으로 나오면 어떻게 생겼는 지 볼 수 있는 집이다. 저녁엔 항상 줄 서서 먹는다고 한다. 매번 점심에 가는데 고기 250그람이랑 김치찌개, 된장찌개를 시켜서 먹는다. 고기 맛있음 ㅋㅋㅋㅋ
앞 건물에 멀티도 세움
다 먹고 곤트란쉐리에에서 빵을 샀다. 여기까지가 귀국 시 발생하는 서래마을 퀘스트인데 원래 서래마을 파리크라상에 매번 갔었는데 최근 생긴 이 집이 매우 괜찮다는 엄마의 의견에 따라 여기로 옮겼다. 대치동이랑 코엑스에도 들어왔는데 크라상이랑 패스트리가 매우 맛있음. 특히 크라상이 다른 곳에 비해 압도적인 차이를 보여줌
집 앞에 SM이 들어왔다 ㄷㄷㄷㄷ 건물 왼쪽 주차장에 연예인 밴 막 주차되어있음
테헤란로. 아랫사진 코너에 비뇨기라는 단어를 지우고 싶다.
첫 날 저녁에 결국 경천애인에 왔다. 알아보니 절반 정도만 예약석이고 나머지는 워크인이란다. 오픈 시간에 맞춰갔는데 굳이 그럴 것도 없고 금, 토 아니면 7시 전에만 오면 앉을만 하단다.
무쇠불판 ㅎㅇ
집에 있던 와인 하나와 민수가 사온 와인
고기 열심히 구워주심
고기
고기
고기!
된장찌개와 동치미 국수
후식으로 주는 유자샤베트
첫날은 이렇게 지나갔다. 그 와중에 핸드폰 개통하고 짐 풀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잘 먹고 잘 쉬다 가자는 휴가의 컨셉에 맞게 첫 날 점심과 저녁에 돼지와 소를 먹으며 착실히 살을 찌웠다. 레드아이의 여파로 일찍 잠.
둘째 날 점심엔 삼촌네 집에서 테익아웃 회 + 떡볶이 등 분식을 먹었다. 한국와서 먹고 싶은 것들의 리스트를 지워 나가는데 큰 도움을 준 끼니였다. 한국식 회는 해외에서 정말 먹기 힘들다. 특히 쓸데 없이 해산물 값이 비싼 홍콩에선 가성비도 안나오고 맛있을 것이란 보장도 없다. 역시 모듬회 주문하고 마늘에 쌈장에 상추쌈 해먹는게 최고 ㅎㅎ
둘째 날 저녁은 여친님 추천으로 여길 찾아갔다.
유린기를 먹으러 갔으나 시추안하우스 유린기가 더 맛있다고 생각함. 난 시추안 빠돌이니까 ㅎㅎㅎㅎ
여기부턴 이 날 찍은 사진들
코엑스 인터콘 호텔 앞 장식
이것도 코엑스 인터콘
코엑스 인터콘 내부의 크리스마스 장식
무지앤콘 피규어를 살 뻔 했지만 참았다.
코엑스 리모델링 후 처음 간 날인데 크리스마스 장식을 예쁘게 해놓았다. 여긴 예전에 네모난 푸드코트가 있던 공간이다. 코엑스와 롯데월드몰이 중국의 한국 러시에 맞추어 오픈했는데 난 롯데월드가 그 내부를 더 알차게 채웠다고 본다. 코엑스는 좀 계획 없이 대충 계약금이랑 렌트 맞춰서 들어오는 애들로 채운 느낌이 든다. 사실 예전부터 코엑스 내부에 즐겨 가던 식당이 있었던 많았던 것은 아닌지라 아쉬울 것은 없다. 무난한 한국형 파스타를 꾸준히 잘 맛있게 만들어주던 일마레가 없어진 것은 아쉽다.
인터콘티넨탈 뒷편. 런닝머신 보소 ㅋㅋㅋㅋ
외계인의 착륙을 기다리는 피아노분수광장 옆 무역 엄청 많이 한 기념 광장
나무 안녕
무지앤 콘 안녕
어피치 안녕
어피치 쿠션
내가 제일 좋아하는 콘
화난오리쿠션
코엑스 여기저기 자리잡고 있는 귀여운 곰들
금요일 밤이 깊어감에도 꺼지지 않는 불들
어쨌든 카카오 아이템은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코엑스는 기나긴 리모델링을 드디어 마쳤다. 결과는 성공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더 나은 공간을 만들 수 있는 여지는 분명 있었다. 특히 패션 매장과 음식점이 마구 뒤섞여 있는 것은 마음에 안든다. 처음에야 오픈빨로 꾸준히 인기가 있겠지만 결국 오래 살아 남으려면 사람들이 다시 오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내 앞마당이 깨끗하게 변한 것은 좋지만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러다가 길 건너에 현대가 어마어마한 것을 만들어내면 또 어찌 될지 모르는데 걱정이다.
대충 3~6개월마다 한국에 가는데 정말 꾸준히 변한다. 다음에 혹은 그 다음에 들어갈 때 즈음엔 9호선 확장이 끝나있을 것이고 몇 년 안에 우리 아파트가 재건축될 것이고 어딘가가 경리단길에 이어 새로운 핫 플레이스로 떠오를 것이다. 시간 참 꾸준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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