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는 스시 먹기가 참 힘들다. 유독 비싸다. 이 동네 바다에서 잡히는 물고기로는 제대로 된 스시를 만들기 힘들어 해산물은 풍부하지만 스시용 생선은 귀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한국에 가면 꼭 한번씩은 제대로 된 스시를 먹는다.
이곳에서 가본 스시집은 세 곳인데 센료라는 회전초밥집, causeway bay에 있는 스시타케, 그리고 소호의 타이청베이커리 근처의 스시사세이다. 센료는 스시히로바랑 비슷한 가격과 퀄리티를 보여주지만 나머지 두 곳은 비싼 편이다. 스시타케의 런치 400불, 스시사세의 런치 550불은 (서비스차지 포함) 차완무시, 스시 10~12피스, 디저트 혹은 우동 뭐 이런 구성인데 한국에서 같은 값으로 훠어어어얼씬 잘 먹을 수 있다. 스시야에 가는 것은 오직 양질의 맛있는 스시를 흡입하기 위함이기에 홍콩에서나 한국에서나 말도 안되게 비싼 디너에 가는 일은 거의 없다.
한국에서도 고급 스시야는 갈 엄두가 아직 안난다. 20만원이 넘어가는 그 가격만큼의 만족감을 오롯이 느껴낼 자신도 없고 그 가격도 부담되기 때문이다. 이 곳의 점심 코스는 4만5천원, 6만원 두 가지다. 미들급에선 비싼 가격이지만 평이 하도 좋아서 선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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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셋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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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 해초 에피타이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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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케모노 |
여기에 에피타이저로 차완무시도 나오는데 뒷주방이 빵빵하단 후기를 어디서 봤는데 그 말대로 해산물이 들어있는 부드러운 계란찜이었다. 저 마+해초는 맛만 봄. 별로임. 다양한 쯔케모노는 식사 내내 나를 심심치 않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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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사비, 생강, 무 |
뒤에 거대한 유자가 보인다. 저 유자 껍질을 갉아서 뿌린 무가 앞접시에 제공되는데 저게 맛있어서 식사 내내 생강은 거들떠도 안봤다. 날 서빙해준 분은 유자 제스트를 매우 즐겨 사용하는듯. 서빙 해주신 분이 이 곳 메인 쉐프는 아니었다. 이날 점심엔 총 3분의 쉐프가 스시를 쥐고 있었는데 매우 유심히 살펴본 결과 어느정도 주제는 같지만 미묘한 디테일에 각자의 개성을 발휘할 수 있게 허용해주나보다. 양 옆 손님들과 내가 받은게 간혹 조금씩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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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 뱃살! |
사시미가 쭉 나왔다. 국민생선 광어, 겨울의 끝물이지만 그래도 방어뱃살, 그리고 참치뱃살. 아마 네가지가 나왔을텐데 어짜피 사시미인데 하며 사진을 안찍어서 디테일은 기억이 안난다. 사시미 이후 손으로 먹는 손님을 위한 물티슈가 나오고 스시를 쥐어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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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어 + 청어알(아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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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뭘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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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참치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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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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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새우 + 우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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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비 아부리 |
스시 1라운드가 끝났다. 새우니 스시는 이날 날 서빙해준 쉐프만 쥐어주던데 최고의 맛이었다. 내가 여태 먹어본 스시들 중 가장 깊고 풍부한 맛을 보여줬다. 물론 여기에 훨씬 더 고급 우니를 쓰면 더 맛있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6만원짜리 점심 먹으면서 홋카이도산 우니를 기대할 순 없지. 두 번째 스시는 뭔지 기억이 안나는데 사진으로 봐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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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구이 |
잠시 쉬어가는 도미구이 요리. 부드러운 것을 보면 냉동은 절대 아니다. 미소시루가 있더라도 중간에 이런 따뜻한 요리 하나 나오는 것 대 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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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 아카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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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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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누름초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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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장어 |
스시 2라운드. 설명해서 뭐하겠나 다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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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센동 |
이거 먹었을 때 부터 많이 배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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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토마키 (김밥) |
김밥에 교꾸(계란)까지 나오고 스시는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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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
소바와 이나니와 우동 중 고를 수 있는데 나는 우동을 골랐다. 근데 이건 내가 아는 이나니와 우동이 아니다. 면이 다름. 이건 그냥 우동인데 사진들을 찾아보니 진짜 이나니와 면이 나온 경우도 있더라. 재료가 없었거나 점심이라 그냥 우동이 나온 것 같다.
마지막 디저트는 미숫가루 아이스크림 + 팥소와 매실차.
매우 만족스러운 점심식사였다. 진짜 배 터지는 줄 알았다. 그럼에도 서래마을까지 나왔으니 디저트를 먹어야해서 곤트란 쉐리에의 크라상을 하나 먹었다.
서래마을은 내가 다니는 미용실과 치과가 있어서 한국에 갈 때마다 가는데 가도가도 질리지 않는 완소 플레이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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