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3. 29.

스시타노

홍콩에서는 스시 먹기가 참 힘들다. 유독 비싸다. 이 동네 바다에서 잡히는 물고기로는 제대로 된 스시를 만들기 힘들어 해산물은 풍부하지만 스시용 생선은 귀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한국에 가면 꼭 한번씩은 제대로 된 스시를 먹는다.
이곳에서 가본 스시집은 세 곳인데 센료라는 회전초밥집, causeway bay에 있는 스시타케, 그리고 소호의 타이청베이커리 근처의 스시사세이다. 센료는 스시히로바랑 비슷한 가격과 퀄리티를 보여주지만 나머지 두 곳은 비싼 편이다. 스시타케의 런치 400불, 스시사세의 런치 550불은 (서비스차지 포함) 차완무시, 스시 10~12피스, 디저트 혹은 우동 뭐 이런 구성인데 한국에서 같은 값으로 훠어어어얼씬 잘 먹을 수 있다. 스시야에 가는 것은 오직 양질의 맛있는 스시를 흡입하기 위함이기에 홍콩에서나 한국에서나 말도 안되게 비싼 디너에 가는 일은 거의 없다.
한국에서도 고급 스시야는 갈 엄두가 아직 안난다. 20만원이 넘어가는 그 가격만큼의 만족감을 오롯이 느껴낼 자신도 없고 그 가격도 부담되기 때문이다. 이 곳의 점심 코스는 4만5천원, 6만원 두 가지다. 미들급에선 비싼 가격이지만 평이 하도 좋아서 선택하게 되었다.
기본 셋팅
마 + 해초 에피타이저
쯔케모노
여기에 에피타이저로 차완무시도 나오는데 뒷주방이 빵빵하단 후기를 어디서 봤는데 그 말대로 해산물이 들어있는 부드러운 계란찜이었다. 저 마+해초는 맛만 봄. 별로임. 다양한 쯔케모노는 식사 내내 나를 심심치 않게 해줬다.
와사비, 생강, 무
뒤에 거대한 유자가 보인다. 저 유자 껍질을 갉아서 뿌린 무가 앞접시에 제공되는데 저게 맛있어서 식사 내내 생강은 거들떠도 안봤다. 날 서빙해준 분은 유자 제스트를 매우 즐겨 사용하는듯. 서빙 해주신 분이 이 곳 메인 쉐프는 아니었다. 이날 점심엔 총 3분의 쉐프가 스시를 쥐고 있었는데 매우 유심히 살펴본 결과 어느정도 주제는 같지만 미묘한 디테일에 각자의 개성을 발휘할 수 있게 허용해주나보다. 양 옆 손님들과 내가 받은게 간혹 조금씩 달랐다.
참치! 뱃살!
사시미가 쭉 나왔다. 국민생선 광어, 겨울의 끝물이지만 그래도 방어뱃살, 그리고 참치뱃살. 아마 네가지가 나왔을텐데 어짜피 사시미인데 하며 사진을 안찍어서 디테일은 기억이 안난다. 사시미 이후 손으로 먹는 손님을 위한 물티슈가 나오고 스시를 쥐어주기 시작했다.
광어 + 청어알(아마)
얘는 뭘까요?
참치!참치짱!
한치
단새우 + 우니
가리비 아부리
스시 1라운드가 끝났다. 새우니 스시는 이날 날 서빙해준 쉐프만 쥐어주던데 최고의 맛이었다. 내가 여태 먹어본 스시들 중 가장 깊고 풍부한 맛을 보여줬다. 물론 여기에 훨씬 더 고급 우니를 쓰면 더 맛있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6만원짜리 점심 먹으면서 홋카이도산 우니를 기대할 순 없지. 두 번째 스시는 뭔지 기억이 안나는데 사진으로 봐도 잘 모르겠다.
도미구이
잠시 쉬어가는 도미구이 요리. 부드러운 것을 보면 냉동은 절대 아니다. 미소시루가 있더라도 중간에 이런 따뜻한 요리 하나 나오는 것 대 환영이다.
참치 아카미
아지(?)
고등어누름초밥
바다장어
스시 2라운드. 설명해서 뭐하겠나 다 맛있다.
카이센동
이거 먹었을 때 부터 많이 배불렀다.
후토마키 (김밥)
김밥에 교꾸(계란)까지 나오고 스시는 끝이 난다.
우동
소바와 이나니와 우동 중 고를 수 있는데 나는 우동을 골랐다. 근데 이건 내가 아는 이나니와 우동이 아니다. 면이 다름. 이건 그냥 우동인데 사진들을 찾아보니 진짜 이나니와 면이 나온 경우도 있더라. 재료가 없었거나 점심이라 그냥 우동이 나온 것 같다.
마지막 디저트는 미숫가루 아이스크림 + 팥소와 매실차.
매우 만족스러운 점심식사였다. 진짜 배 터지는 줄 알았다. 그럼에도 서래마을까지 나왔으니 디저트를 먹어야해서 곤트란 쉐리에의 크라상을 하나 먹었다.
서래마을은 내가 다니는 미용실과 치과가 있어서 한국에 갈 때마다 가는데 가도가도 질리지 않는 완소 플레이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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