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은 굉장히 작은 도시라서 의외로 순식간에 중요한 관광명소를 다 둘러볼 수 있다. 홍콩 여행의 큰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쇼핑과 night life를 사실상 배제한 가족여행이다보니 어렵지 않게 하루만에 홍콩의 겉을 핥을 수 있는 스케줄을 짤 수 있었다. 그 시작은 역시 홍콩하면 생각나는 딤섬. 11시 20분에 착륙하는 비행편이다보니 점심시간과 맞아 떨어져서 첫 일정으로 우리 집 앞 팀호완에 가기로 했다.
팀호완은 어느 호텔에서 주방장을 하던 요리사가 나와서 차린 저렴한 딤섬전문점이다. 홍콩에 5~6개 지점이 있는데 그 중 세 곳이 미슐랭 1스타를 갖고 있다. 이 식당의 성공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동남아 전역에 진출 중이다. 우리 집 앞 지점은 올해 처음 진입했다. IFC점은 스타는 없지만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 딘타이펑이 스타를 잃어버린 지금 홍콩에서(글구 아마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미슐랭 스타 음식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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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매장이었던 몽콕지점 |
이렇게 생긴 메뉴판에 메뉴당 먹고 싶은 갯수를 써서 종업원한테 주면 맞춰서 갖다준다. 뭐가 뭔지 모를 땐 알겠는 것부터 주문하고 나중에 추가하면 된다. 그마저도 잘 모르겠으면 deep fried의 맨 윗 줄 두 개랑 steamed의 왼쪽 줄 위의 두 개를 주문하고 메뉴 이름을 인터넷에 검색해서 비주얼을 찾아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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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ked bun with bbq pork |
이 친구가 시그너쳐 메뉴인데 우리 가족은 공항 가기전에 여기 들러서 이 메뉴랑 deep fried dumpling filled with pork를 한 오더씩 시켜서 먹고 갔다. 소보로가 적당히 달고 안의 돼지고기가 적당히 짜서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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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 fried spring roll filled with egg white and shrimp |
사진은 별로 안찍었다. 어짜피 우리 집 앞이고 잊을 만 하면 퇴근길에 테익아웃 해 먹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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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micelli roll filled with xxx |
대창같아 보이는 딤섬 창펀. 내 룸메들까지 해서 6명이서 먹다보니 메뉴 12개쯤을 두 개씩 시켜서 조금 남기더라도 많이 맛보는 방향으로 먹었는데 실패한 메뉴는 없었다. 대신 양 조절에 조금 실패한듯. 이 위로 사진이나 글로 언급 안된 메뉴 중에는 pan fried green pepper가 맛있다. 연잎밥은 홍콩 사람들이 좋아해서 테이블마다 보이는데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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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오션뷰 |
밥을 먹고 체크인을 했다. 창 밖 뷰가 인상적이었다. 초고층 아파트와 오래된 아파트들이 홍콩의 빽빽한 이미지와 잘 맞아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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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숲 입장 |
홍콩 하면 역시 센트럴과 침사초이다. 그 중 절반인 센트럴 구경하러 이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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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IFC & Two IFC |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타러 가는 중. 키가 더 큰 것이 two IFC이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보이는 홍콩의 골목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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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올라가면 걸어내려와야 함 |
런닝맨을 비롯한 다양한 예능, 드라마,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이 기나긴 에스컬레이터는 관광지이자 수많은 미드레벨 주민의 발이기도 하다. 그래서 평일 출근 시간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아래 방향으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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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버스와 트램 |
트램이랑 버스는 싸고 편한 교통수단인데 노선을 확인하기 힘든 경우가 많아 아직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트램은 그래도 노선이 단순해서 MTR 대용으로 쓰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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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의 반 이상이 한국인 |
점심을 먹은 뒤 센트럴~란콰이펑~소호~에스컬레이터 정도를 대충 돌아보는데 3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중간에 한적한 바에 들어가 맥주한잔 하고 젤라또를 먹었다. 작디 작은 홍콩에서 시간을 잡아먹는 것들이 보통 저 위의 타이청베이커리 같은 곳에서의 대기시간인데 우린 과감히 포기했다. 저 베이커리의 에그타르트는 홍콩의 대표적인 over rated 제품이다. 난 딱히 줄서서 먹을만큼 맛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음. 하지만 낮~오후 시간에 가면 저렇게 길게 줄을 선다. 저 시간에는 회전이 되니 갓 구운 타르트를 먹을 수 있어 상대적으로 맛있긴 하다.
이 동네 관광 시간을 아끼기는 생각보다 쉽다. 다 비슷한 것만 같은 가게들 조금 덜 둘러보고 안에 들어가서 아이쇼핑을 안하는 것만으로도 금방 볼 수 있다. 이후 우리집에 잠시 들러 집 구경을 했다. 그렇게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고 몽콕으로 나갔다. 홍콩 관광 명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센트럴-몽콕-침사초이를 하루에 둘러보는 계획은 이렇게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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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콕 야시장 |
몽콕 야시장은 이름과 상관없게 9시 넘어가면 거의 닫는 분위기다. 온갖 종류의 아이템을 팔고 있는데 흥정할 자신 없으면 안가는 것을 추천한다. 1개 29불에 파는걸 6개 100불까지 깎아봤는데 아마 더 깎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 어디 비첸향 육포가게가 있는데 한국 사람 지분율이 2/3쯤 되고 종업원들이 한국말로 호객한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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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까옷 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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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카봉 및 악세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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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네임텍과 캐릭터 US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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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와 가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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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시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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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장식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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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ㄷㄷ |
여기 역시 무언가를 살 것이 아니라면 시간이 그리 오래걸리지 않는다. 해는 뉘엿 뉘엿 지기 시작했고 우리는 MTR을 타고 침사초이로 향했다. 참고로 몽콕엔 사람이 정말 많다. 센트럴, 소호 이런 곳과는 비교가 안되게 많은데 이게 관광객과 로컬 사람들이 모두 즐겨 찾는 곳이기 때문이다. 평일에도 정신 없는 동네인데 주말엔 정말 1월 1일을 맞이하는 보신각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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늠름한 롤스로이스 |
MTR에서 나오는 길에 오래되고 기품있는 호텔인 페닌술라 안을 구경했다. 그 앞마당에는 멋진 팬텀 리무진과 마세라티가 주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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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야하오 |
저녁은 인터콘티넨탈 호텔의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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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콘 입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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