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20.

Mingles

Mingles는 청담동에 있는데 장르를 뭐라하지.. 한식 컨템퍼러리 레스토랑 정도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블로그인 http://blog.naver.com/photojane 에서 마르고 닳도록 칭찬하는 것을 보고 언젠가 한번은 꼭 가보고 싶었는데 8월에 잠시 귀국한 사이 가려고 미리 예약해두고 방문했다. 메뉴는 리뷰를 몇 번 봤기 때문에 대충 알고 갔고 사진으로만 보던 것들이 어떤 맛일지 너무나 궁금하기도 했다.

일단 logistics를 간단히 쓰자면 점심, 저녁 메뉴는 각각 일정한 코스로 고정되어 있고 메인을 고를 수 있고 일부 품목을 추가할 수 있다는 것 정도. 청담돈가 있는 상가 지하에 있다. 식당이 작아 초창기엔 예약 못하면 못간다고 들었는데 아직도 그럴지는 모르겠다. 전체적인 감상을 미리 쓰자면 계절이 바뀌고 메뉴가 바뀌면 꼭 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점과 각 단계의 요리가 다 만족스러웠고 버릴 것이 없다는 점이 맘에 들었다.

아뮤즈 부쉬는 아쉽게도 사진이 없다. 정신없이 먹고 나서야 사진 생각이 났고 어짜피 이렇게 된거 다 먹은 사진을 찍었다. 하나하나 다 맛이 달랐고 혀를 즐겁게 했던 것 같다. 나무 그릇 뒤에 보이는 작은 그릇에 있던 것까지 총 4가지가 나왔는데 그 내용이 궁금하다면 이 포스팅 끝에 다른 블로그의 내용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다.


다음은 전채 요리. 다시마로 감싼 푸아그라토숑 샐러드. 토숑은 푸아그라의 조리법이라고 한다. 그 옆의 견과류가 뭐였는지 기억이 잘 안나는데 곡식느낌이었고 오른쪽 위에 보이는 것은 김부각과 오이소스였던 것 같다. 푸아그라라는 재료 자체가 워낙 진한 맛에 느끼한 경우가 있어 선호하는 편이 아닌데 이 요리는 그래도 맛있는 편이었다. 하긴 저렇게 온갖 식물에 둘러쌓여 있는데 느끼하긴 힘들겠지. 같이가신 분이 안드셔서 푸아그라를 세개 먹었는데 세번째엔 너무 진해서 괜히 먹었다는 생각을 조금 들었다. 어서 푸아그라의 깊은 맛을 끝까지 느낄 수 있는 혀를 장착하고 싶다.


다음은 차완무시. 일종의 계란찜이라고 해야되나. 숯불에 그을린 랍스타가 들어갔는데 숯불 향도 좀 나고 애초에 요리 자체가 은은한 컨셉이다보니 큰 임팩트는 없었는데 부드럽고 여러 재료의 어우러짐이 만족스러웠다. 저 초록색 거품은 참나무폼이라고 한다. 사이드로 나온 비지칩이 오히려 포인트를 잡아줬는데 비지의 고소함과 라즈베리소스, 함께 올라간 블루베리의 조화가 상큼했다. 술 땡기는 요리였다.



다음은 오늘의 생선과 새우요리. 그 옆엔 먹물리조또. 흰 소스는 레몬소스. 이건 좋은 생선구이를 좋아하는 내겐 선물같은 요리였는데 이 뒤에 나오는 메인보다 이 친구 때문에 다시 가고 싶은 느낌이 들었다. 내가 먹어본 최고의 리조또는 욘트빌 부숑에서 먹었던 랍스타크림리조또인데 얘가 그 자리를 차지할 뻔 했지만 리조또는 사이드고 생선과 새우가 메인이니까 패스하기로 했다.


메인 중 하나. 양갈비. 맛있다. 소스 특이하고 좋다. 숯불 향도 나고 야채 ash를 입혔다는데 무슨 느낌인지는 알겠더라. 남김 없이 잘 먹음. 갈빗대 잡고 뜯어 먹었다. ㅋㅋㅋㅋㅋㅋ


메인 중 하나. 소 안심. 맛있다. 좋은 스테이크니까. ㅋㅋㅋㅋㅋ
가운데 있는 것이 당근무스인데 고기랑 잘 어울렸다. 소스는 무슨 장으로 만든 것이었는데 기억은 잘 안나지만 한국 느낌 나는 맛이었다.


양갈비가 작은게 올라갔다고 원래 돈받고 파는 양갈비 한대 추가를 그냥 해주셨다. 쉐프님이 플레이팅 해보니 뭔가 작아보였나보다. ㅋㅋㅋㅋㅋㅋㅋ 쨌든 덕분에 배부르게 잘 먹었다.


메인에 사이드로 나온 깍두기. 신기하게도 복숭아로 만든 깍두기다. 근데 깍두기의 매콤한 느낌이랑 복숭아의 단 맛이 함께 느껴져서 좀 혼란스러운데 먹고 나면 또 먹고 싶어진다. 얘도 정말 에이스.


마지막 디저트. 얘와 함께 차를 준다. 정식 이름은 '된장 크렘블레, 간장 피칸, 고추장 흑미,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스키 폼'이다. 일명 트리플장 디저트. 디저트는 보통 설명을 잘 안읽어왔기 때문에 된장 아이스크림? 그게 맛있으려나? 정도의 느낌만 갖고 갔었는데 상상하기 힘든 맛을 보여준다. 나도 모르게 싹싹 비우게 된다. 정말 신기하게도 세 가지 장의 맛이 다 느껴지는데 신기하게도 조화롭다. 이건 그냥 쉐프가 천재인듯.

가보고 싶었던 곳에 갈 수 있어서 행복했고 다음 계절 메뉴가 기대되는 곳이다. 다음에 갈 땐 배가 더 많이 고파서 무명밥상을 시켜서 먹어보고 싶다.

혹시 더 자세한 것이 궁금하다면: http://blog.naver.com/photojane/220087296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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