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0. 20.

Core by Clare Smyth

노팅힐 근처에 있는 Core by Clare Smyth
그저 평화로운 동네 한쪽 건물 1층에 자리잡고 있다.

이 식당을 선택한 이유는 8월 초에 연 따끈따끈한 신상이고
Clare Smyth 셰프가 세계에 몇 안되는 미쉐린 3스타 여성 셰프이기 때문이다.
런던에 있는 고든램지 레스토랑을 이끌다가 독립해서 오랜 준비기간 끝에 차린 곳이다.
내가 예약할 때만 해도 한글로 된 리뷰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고 먹으면서 검색해보니 내가 방문하기 1주일 쯤 전에 팻투바하가 리뷰 올린 것이 하나 있었다.

준비된 물과 센터피스
로컬재료를 기반으로 셰프의 창의력을 발휘한 요리 컨셉 식당이라더니 물도 영국산이다.

고-급 식당에 가면 1인 손님에게 으레 준비해주는 책
보통 잡지를 주는 곳이 가장 많은데 무려 1977년산 미쉐린 가이드에 누벨 퀴진 요리책이다.
와 신기하네 하면서 사진만 몇 개 보고 와이파이와 스마트폰을 누렸다. ㅎㅎ

식당에 가기 전부터 첫 음료로 정해둔 Core Bohemian 맥주
이름에서부터 이 식당을 위해 제작된 맥주 같아서 골랐는데 맞다고 한다.
라거로 분류되어 있던데 얘만큼 상큼하고 산뜻한 라거는 처음 마셔봤다.

그리고 나온 스낵
오른쪽부터 토마토 & 바질 Gougeres (슈크림 같은거)
연어 & 연어무스 타르트
Jellied eel, toasted seaweek and malt vinegar
Crispy smoked duck wing, burnt orange and spices
맥주 안주로 딱이었다

버터는 크림에 가까운 버터

장작에 구운 Mull Scallop
뒤로도 쭉 나오는데 로컬 재료와 곁들이는 재료, 소스 조합이 환상이다.
런던에서 3스타 유지하던 실력이 이런거다 보여주는 느낌.

Charlotte Potato
샐러드 순서인가 싶은데 감자요리 ㅎㅎㅎ
감자는 셰프 고향에서 오는 감자라고 한다.
잘 보면 베이스 감자 위에 청어알과 숭어알이 깔려있고 얘네가 간을 잡아준다.
소스는 dulse 뵈르블랑 소스 - 버터기반 소스
고-급 버터감자네 ㅋㅋㅋㅋ

Skate
Morecambe bay에서 잡힌 작은 새우들을 올렸고 Swiss chard라는 야채, 브라운버터 소스
생선구이에 새우 올린 비주얼이 코펜하겐 갔을 때 먹었던 오픈샌드위치 같았다.
생선이 살짝 오버쿡이라 조금 실망... 하긴 했는데 가오리는 원래 다 익혀야 맛있다는 것 같다. 암튼 생선은 탱글탱글한 익힘에 완전히 익숙해져 버렸다.

Lamb braised carrot
당근에 양고기를 올린 요리
오른쪽 하얀 것은 양젖 요거트다.
양고기 향이 좀 났는데 난 좋아하니까 반가웠다.
뭔가 양고기 들어간 인도카레 느낌 ㅋㅋㅋ 그러고보니 요거트는 라씨인가...

그리고 글라스와인 한 잔 추천받아서 마셨다.
탄닌 안강한걸로 주세여 함

나오는 접시들이 다 가게 컨셉이랑 너무 잘 맞아서
중간에 빵접시 포함 접시 몇 개 뒤집어 봤는데 ㅋㅋㅋㅋㅋ
다 Core 맞춤제작이었다.
게다가 칼까지...

먼저 적양배추에 감싸 훈연한 사이드 요리

Grouse..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많이 먹은 조류인데 꿩 종류인듯
제라니움에서 봤던 Juniper & duck 조합처럼 여기도 Bell Heather라는 꽃? 식물과 매칭했다.
Game 시즌이라고 이맘때가 사냥감 먹는 시즌인데 작년에도 그렇고 유럽 두 번을 다 이 시즌에 왔다.
소스는 Grouse 쥬

사실 메인인 가슴살 고깃덩이보다 이 사이드가 더 인상적이었다.
다릿살 & 기타 살코기를 다져 미트볼처럼 만들고 간으로 감쌌는데 여억시 간은 맛있었다.
채소 가니쉬가 적어서 뭔가 아쉬웠다.
보통 야생 베리류로 상큼한 포인트를 주는데 그게 빠지니까 그리웠다.

근데 바로 다음에 Cherry bakewell이라는 디저트가 나옴 ㅋㅋㅋ
원래 영국의 유명한 디저트 이름인데 여기 식으로 재해석했다고 한다.

Pear and verbena
동그랗게 생긴  Verbena라는 허브 향 머랭에 배 조각들, Poire Williams 소르베
Poire Williams는 배가 들어간 과일브랜디라고 한다.

원래 디저트에 머랭 들어가는거 별로 안좋아하는데 얘는 넘 맛있었다.
맨 아래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이었다.

커피는 안마시고 마지막 쁘띠뿌르 받아먹고 끝

아 넘 좋았다.

옆 테이블에 생일을 맞으신 노부부가 있었는데 내가 여기 쯤 먹으며 식사 마무리하고 있으니 할머니가 말을 거셨다. 여기 가격 오르기 전에 올 수 있어서 넘 좋았다고 말씀드렸다. 먹는거 좋아하면 그 동네 있는 Ledbury라는 식당을 가보라고 추천해 주셨는데 아 거기 넘 파인하고 부담되서 Clove Club만 갔다가 낼 런던 아웃이라고 말씀드렸더니 그정도면 런던 에센셜하게 즐기고 가는거라 해주셨다.

암튼 감사히 잘먹고 감